황혼까지 아름다운 인생 길 사랑
- 작성일
- 2011.09.16 20:37
- 등록자
- 이형문
- 조회수
- 1788
차가 씽씽 달리는 길가 모퉁이 가을빛 코스모스가 전령사처럼 활짝 핀 논두렁 길가마다 바람에 흐느적거리며 춤추고 있습니다.
계절에 민감한 자연의 감사함을 느끼며 오늘도 하루를 무사히 보낼 수 있는 감사함속에 살아갑니다.
감사함속에는 상대적인 감사와 절대적인 감사 두 종류가 있습니다.
상대적인 감사는 환경과 조건의 영향을 받아 기분 좋으면 감사, 기분 나쁘면 불평, 자기 뜻대로 되면 감사, 자기 뜻대로 안되면 불평합니다.
그러나 절대적인 감사는 환경과 조건의 영향을 초월하여 영향을 받지 않고 어떤 환경과 형편에서도 언제나 감사하지요.
그 어떤 대상이란 이 세상을 창조하신 분께 우리가 잘 살아 갈 수 있도록 만들어진 대 우주 자연에 감사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진정한 감사입니다.
날마다 편히 숨쉴 수 있고 먹을 수 있는 행복한 감사입니다.
진정 감사함에는 끝이 없지요.
특히 건강하게 오래오래 탈 없이 살아 갈 수 있게 해 주신 행복이야말로 진정한 감사입니다.
살아가다보니 어제 같은 날들의 젊음이었습니다.
젊은 날의 아기자기했던 인생길 사랑도 아름답지만 황혼에까지 노부부가 손 꼭 잡고 넘어가는 황혼 길도 참 멋있는 인생 길 사랑입니다.
그런 사랑의 날들을 감사함속에 보내기란 젊은 당신들은 나중에 그 뜻을 알고 느끼게 될 것입니다.
혼자 외로울 때 그 얼마나 멋있겠는가를 조용히 상상해 보십시오.
육체적 사랑을 초월한 진정한 황혼길 정(情)을 흠뻑 담은 감사한 황혼 길이기 때문입니다.
아침 동녘에 찬란하게 빛나는 햇살,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태양의 빛깔을 보며 고함치고 싶도록 멋이 듬뿍 담겨있다면 저녁 서편 쪽에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수평선 바다 끝자락 속으로 이글거리며 빠져가는 노을 지는 태양의 빛깔은 마치 가슴에 모두를 품고 싶은 오색찬란한 빛깔입니다.
인생이 마지막 숨을 몰아쉬기까지 오랜 세월 둘이 함께 하나가되어 동행하는 황혼길 사랑 그 얼마나 고와 보입니까? 진정 아름다운 사랑이랍니다.
그렇게 앞만 보고 살아 왔는데 무언가 좋아지겠지 바라고 바라며 살아왔는데 긴 세월 살아 오다보니 마치 속고 살아 온 것만 같이 벌써 해는 서산에 걸리고 칼바람에 눈발이 펑펑 날려 이제 뒤돌아보니 아득한 길, 첩첩 쌓인 높고 낮은 산 저 고개를 저 산 허리를 어떻게 헤치고 살아왔던가?
끈질긴 생명의 울타리에서 버텨온 날들이 대견하기도하지만, 가슴에 치미는 회한이 더 크지 않았던가!
한 때 늙어 간다는 핑계로 모든 것이 싫어져 실어증에 빠져본 일들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제 남은 인생에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후회의 인생을 살고 싶지 않아 나의 인생 대차대조표를 작성하기 이전까지라도 열심히 컴퓨터를 두드리고 남은 날들을 글 쓰고 여행하고 바둑을 두며 즐기는 일을 아내와 손 꼭 잡고 해야 할 나머지 과제입니다.
자식들이야 이제 다 제 갈길 가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이 우리들 인생 누가 대신 살아 줄 것도 아닌데 그냥 세월이야 가겠지 하며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중추가절 해마다 이때쯤이면 지는 낙엽을 아내와 둘이서 밟으며 우리도 저렇게 되겠지 하면서 새벽 산길을 걷고 있습니다.
올해도 365일 변함없이 구름처럼 흘러가고 있습니다.
새해가 다시 온다지만 역시 물같이 흐를 세월이기에 우리는 지는 마지막 끝자락 황혼이 사라질 때까지 아름다운 인생길 두 손 꼭 잡고 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