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이고 싶습니다.
- 작성일
- 2009.10.28 12:40
- 등록자
- 박기혁
- 조회수
- 1168
강물이고 싶습니다
내 처음 시작이
깊은 산속의 옹달샘인
맑은 강물이고 싶습니다.
아주 작은 물길로 태어나
때로는 작은 폭포수로
때로는 유유한 흐름으로
계곡을 흐르고 들판을 적시며
세월의 흐름을 이야기 하는
강물이고 싶습니다.
강가에 우두커니 서서
실연의 눈물을 뿌리던
여인의 이야기도 들어주고
물가에 발을 담근 채 소근대는
연인들의 사랑이야기도
미소 지으며 들어주렵니다.
마른 논에 물을 대는
어깨 휜 농부 할아버지의
힘들어 보이는 모습과,
조각배에 마주 앉아 그물을 거두는...
힘들지만 행복한 미소로 바라보는
부부의 이야기도 담아 가겠습니다
풍덩거리며 수영을 하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의 슬픈 눈물까지도
가슴 한쪽에 담아 흐르며
그 슬픔 나누어지고 가겠습니다.
세월 가득 먼 길을 돌아 흐르며
강가에서 들려온 많은 이야기 들을
넓은 바다에게 들려 주겠습니다.
바다에 섞여 흔적조차 없을지라도
세월의 흐름을 기억하며
고요하게 흐르는 강물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