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자존심
- 작성일
- 2009.07.10 18:16
- 등록자
- 이형문
- 조회수
- 1362
세상 사람은 누구나 서로가 기대어 살아가기 마련이지만 깊이 따져 보면 서로 물고 물리는 적자생존의 원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생존경쟁의 본능 속에서 자신의 개성적 존재를 잃지 않고 굴함이 없이 품의를 스스로 높이 지니고 살아갑니다. 그런 가운데 자신의 얼굴인 "자존심"마저 망가진다면 그건 죽은 목숨이나 다를 바가 없습니다.
흔히 우리들 주위에서 자존심하나 떼어내 버리면 시체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처럼 우리가 한 시대에 태어나 만남 속에 공존하며 살아간다는 사실이 엄청난
인연입니다. 단 나이의 선후나 좀더 배웠다거나 덜 배운 차이뿐 사는 방법은 각자 다 제멋에 겨워 살아가기 마련입니다. 그러기에 인간은 근본적으로 서로 어깨를 기대고 서로의 체온을 나누며 지역적 특성의 환경에 따라 끼리끼리 유유상종하며 살아가야하는 존재입니다.
살다보면 어떤 사람은 때를 잘 타고나 출세를 하는 사람이나 돈을 많이 모아 잘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업의 실패로 빈 깡통만 차고 다시 재기의 발판을 노리는 가운데 저마다 살아가는 사정에 따라 만고풍상을 겪으며 험한 세상을 견디면서 바람 잘날 없이 살다가게 됩니다.
제 경우도 살다보니 흘러 흘러 생면부지 낯 설은 여기 "강진"땅에까지 와서 살게 되었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30년을 넘게 살아왔습니다.
사람 많이 사는 곳이 지겨워 조용하고 자연경관이 대한민국 어느 고장보다도
제일 마음에 들어 이민생활을 청산하고 강진에서 여생을 마치려고 합니다.
강진에 정착한지도 2년이란 세월이 흘러갔습니다.
어느 날 친척분의 병문안 차 서울 나들이를 모처럼만에 하였습니다.
여기저기 둘러보고 만날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늦은 밤이 되었습니다.
서울의 밤거리는 정말 불빛도 호화찬란하게 오색등이 반짝거렸습니다. 바삐 오가는 연인들끼리 손잡고 쇼핑을 즐기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걷다보니 서울 종로거리나 을지로, 서울역, 또 신도시 강남쪽 할 것 없이 종일 바삐 다니다 혼잡한곳을 피해 지하철을 타려고 지하도를 걷다가 발을 멈췄습니다.
한곳 모퉁이에 박스와 신문지를 깔고 십여명이 한쪽은 잠든 사람 또 한쪽은 술병을 말없이 비우고만 있는 사람 술이 곤드레가 되어 서로 힁설수설 들으나마나 혼자 말하고 있는 사람 갈 곳 없는 인생의 낙오자들처럼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망가진 상태에서 인생을 포기 하듯 옷마저 남루한 모습으로 세상만사가 싫은듯 끼리끼리 알아듣지도 못하는 소리들로 힘없이 중얼거리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왜 그렇게 되었을까? 싶어 그 길을 그냥 스쳐 지나가지 못하고 그분들에게 마음을 위로하는 것은 술뿐이라 생각되어 소주 두병을 사들고 가 이들에게 주며 일부러 곁에가 이들을 위로하듯 이야기를 나눠 본적이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이 다들 많이 배운 분들로 말솜씨의 수준이 대단했고 그중에는 서울대 출신자도 있음을 알고 깜짝 놀랬습니다.
삶에 지치고 망가진 이들의 모습은 내일이 없는 인생처럼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었지만 저들 나름의 오가는 대화 속에 가느다란 희망을 잃지 않고 다시 재기하기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도 있었고 가족들이 그립고 보고파 목 놓아 우는 사람 그리고 자식을 외국에 떠나보내고 기러기 아빠가 되어 거기다 구조 조정으로 실직되어 오갈 때 없이 되어버린 사람의 기막힌 하소연들을 들으며 그날 밤 저도 함께 얼마나 눈시울을 적셨는지 모릅니다.
그래 내가 남겨준 말은 이 세상 모두는 노력 않고 이뤄지는 것이 하나도 없으며
고난과 좌절과 슬픔을 딛고 일어나야만 지금을 벗어날 수 있다는 말밖에 못했습니다.
또, 성공은 아무나 그냥 이뤄지는 것이 절대아니라고 조언해줬습니다.
그런 가운데 이들이 마지막 가장 중요하게 말하는 말 중에는 "나의 마지막보루인 자존심"하나 때문에 아직 생명을 부지하고 있다며 그것마저 버리면 이 세상을 떠나는 길뿐 더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그 모질게 먹고 있는 마지막 가느다란 자존심마저 없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오늘도 처절하게 술로 위로하며 지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여기서 더 아래로 떨어질 곳이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자신이 낭떨어지로 떨어지는 그 순간 찰라에 있는 몸이라 했습니다. 단
그놈의 자존심 하나로 버티고 있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이상의 말들을 들으며 그 자리에서 일어나 착잡한 마음으로 돌아오며 갑자기 최희준 가수가 부른 노래가 생각나 걸어오며 불러 봤습니다.
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 길에 정일랑 두지말자 미련일랑 두지말자... 인생은 나그네 길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생활이 별것 아닌 것으로 생각하면 큰 착오입니다.
정말 오늘 하루를 무사히 보낼 수 있다는 것이 하느님이 날 지켜주셨고 그 은혜로 살아간다는 감사함을 늘 느끼며 우리는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누구나 만났다 헤어지는 것은 인간의 철칙이듯 언젠가는 우리가 반드시 정만을 남겨두고 헤어져야합니다.
우리 인간은 당신과 깊고 깊은 인연으로 하여 다시 당신과 만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모래알같이 많은 사람들 가운데 하필이면 당신과 둘이 만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만나는 사연이야 다양하겠지만 선의 인연 배품의 인연 복수의 인연 등등 다시 만나 재연되고 있는 것뿐입니다.
그만큼 사람끼리의 만남이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인생이 불가에서는 부처님도 수 백생을 닦고 닦은 인연공덕으로 부처가 되었듯이 살아가며 전생에 조상께서 뿌려놓았던 일들이 그대로 현상계에서 싹이 터 나타나기에 잘 살수도 있고 못 살수도 있으며 다만 인연은 자신이 만드는 것이며 업은 심어지는 대로 나타나는 결과라 했습니다.
그러므로 양심이란 윤리의식과 같아서 양심을 지킨다는 것은 사회질서 즉 자연의 섭리를 감사하게 따르는 길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완벽할 수 없기에 미완성인 존재라고 합니다.
따라서 사람은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옛말에 남녀는 속궁합이 잘 맞아야 삶이 행복해 진다고 했습니다.
인생살이 남을 헐뜯지 말고 오늘 하루를 감사하게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