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말과 행동은 정(情)을 듬뿍 남긴다

작성일
2016.06.13 17:09
등록자
이형문
조회수
730
한평생 우리들 인간은 500만 마디 정도의 말을 한다고 하지요.
원석도 갈고 닦으면 찬란한 보석이 되듯 우리 인간들이 쓰는 말 또한 갈고 다듬어 상대에게 조리 있게 잘 말하면 보석처럼 빛나는 예술품이 될 수도 있답니다. 비록 상대방의 말이 좀 불평 불만스러워도 끝까지 잘 경청(傾聽)한 연후에 상대의 입장에서서 이해하는 쪽으로 받아준 다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면 상대도 그 땐 이해라는 입장에 서게 되지요. 경청이란 한문 뜻은 두 귀로 듣고 한입으로 다듬은 다음 표현하는 것이므로 자신의 언성은 낮추고 상대가 알아듣기 쉽게 말하면 비로소 서로간의 차이점이 좁힐 수 있게 되지요.
인간의 몸 안에 9개의 구멍이 있는데 그 중에 눈이 제일 게으르다고 하지만, 그래도 눈이 하는 일은 엄청나게 많아 오히려 살림 전부를 맡아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 까닭은 눈은 입보다 더 많은 일을 하기 때문에 입보다 먼저 표정하나로 상대에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진정, 말이야 말로 참으로 중요하기에 잘 편집해 상대의 입장과 분위기에 맞춰함이 당연하고, 가령, 상대가 미운 사람이라 해도 더 각별한 표정과 부드러운 눈빛일 때 적군이 아군으로 변할 수 있지요. 그러나 뒤에 돌아서서 험담하는 사람이나 비꼬며 2중적 성격의 사람과는 되도록 멀리함이 상책입니다. 그러면서 상대방에 싫어하는 말이나 행동은 삼가함이 좋고, 말의 예절로 상대방을 높여주고, 가슴에 우러나는 표현으로 품위를 잃지 말아야 하겠지요.
그런 속에서 서로간에 사랑은 좋은 일로 쌓일수록 함께하게 되지만, 정은 어려움을 함께 나눌 때 더 돈독하게 쌓이게 된답니다. 사랑 때문에 서로가 멀어질 수도 있지만, 정 때문에 미워졌던 마음이 더 되돌려 질수도 있지요. 가령 사랑에 유통기간이 있다고 한다면, 정에는 충분한 숙성기간이 지날수록 더 깊어만 가기 때문입니다. 서로의 사랑이 식어 결별하게 돼 돌아서면 남남이 되듯 식어지면 언제 어느 때 떠나버릴지 모르지만 정은 남게 마련이지요.
정이야말로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뿌리가 더 단단히 다져져 도저히 땔 수조차 없어집니다. 일본은 원(怨)의 나라지만, 유다른 우리민족은 한이 서린 정(情)의 민족이라 언제나 듬뿍 담긴 당신의 정인 처신은 당신의 가슴에 남게 되고 밝게 해 줄 것입니다.
“김동길” 교수분이 결혼 주례부탁을 자주 받는다는데 이들 부부될 분들에게 꼭 해주는 한마디의 문의는 현대 세상에 어렵게 만나 결혼하겠다는 여러분이 50년은 헤어지지 않고 일편단심 꾸준히 사랑하겠다는 각서를 한통씩 써 줄 수 있다면 허락하겠다고 했다지요. 그처럼 50년을 산다는 일이 정말 어려운 일이랍니다.
필자도 그리고 보니 결혼 한지가 이 해로 53주년이나 되는군요. 만고풍상, 산전수전의 세월 앞에 견뎌나간다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사실인데 결국 마지막 남는 것은 서로간의 눈빛하나로 따뜻한 정을 더 돈독히 나눠지기 때문입니다. 인생을 서글프게나 어렵게만 생각지 말고 나도 할 수 있다는 긍지 하나만은 절대 잃지 말고, 오늘 하루를 열심히 즐거운 마음으로 사랑을 나누는 눈빛으로 정을 듬뿍 담아 100년 해로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