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3대대 방문기

작성일
2022.08.02 16:58
등록자
윤창식
조회수
271
강진 3대대 방문기 / 윤창식

"충성! 어떻게 오셨습니까?"
"필승! 군번 921746** 방위병 윤창식 46년만에 신고합니다!"

강진 가우도(駕牛島)가 바라다보이는 3대대 병사(兵舍)는 그림같은 남쪽의 남쪽에 제법 현대화된 모습으로 누워 있었다.

M16 소총을 매고 저윽한 눈길로 나를 살피는 일등병 병사는 1976년 이곳에서 4개월 동안 방위병으로 근무했다는 나의 추억에 별 감흥은 없는 듯하였다. 첫사랑에 실패만 하지 않았어도 너 같은 손자가 있다는 말은 차마 하지 않았다.

군영(軍營) 밖 마늘밭을 바라보며 당시 내가 '영농방위'로 활약했다는 말에도 위병소의 초병은 여전히 심드렁하다.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지요?"
"네 그렇습니다."

나는 굳게 닫힌 철제 위병소 문앞을 돌아나오며 강진만 바다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틈틈이 바라보았다는 그 바다를.

허무(虛無)를 허무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