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용돈

작성일
2020.10.07 13:24
등록자
최한우
조회수
127
손주를 농작물에 비유한다면 시린 손발의 고통 참아내고 비바람 맞고 구슬땀 흘리며 키워놓은 잎줄기에서
맺힌 열매라 살갑고 귀히 여겨져 잘 영글어 알찬곡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과 같아 세상의 최고 인지라 무엇
이던 있으면 다 주고 싶어 쌈지에 잘 보관 하였다가 주시는 것이 용돈이라 받는 손주는 할머니의 사랑과 함께
유용하게 쓰일 돈이요 주는 할머니는 새끼에게 배푼 기쁨이 넘쳐 할머니의 용돈가치는 돈 가치의 열배는 될
것으로 여겨진다.

용돈의 종류를 분류 하여보면 학업과 학교생활을 정상적으로 영위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용돈인 기초용돈과
무언가를 성취하거나 바라는것을 해주었을 때 받는 댓가의 용돈, 걷히는 거액의 용돈이 여지없이 어머니께
수거되는 명절용돈, 친구들과 만나다보면 돈 쓸 일이 생기고 함께 방문하면 친구 맛있는 것 싸주라며 주시는
기 살리기 용돈, 특별하고 은밀히 주면 손주의 장래 희망을 성취하라고 당부하면서 주는 할머니용돈이 있다.
어느 용돈이 가장 추억에 남을 까요?

예로부터 자식 많이 낳고 수를 다하고 가는 호상의 상례에는 술과 춤이 있었다 한다. 이는 오래토록 망자를
모신 상주의 노고를 덜어주고 그 슬픔을 위로해 주기 위해서 였다. 요즘 기독교식 호상에는 손자 손녀가
추모사를 하는데 내용 중에 할머니가 부모 삼촌 고모 몰래 주는 용돈이 가장 유용하였고 추억에 남으며,
할머니가 꾸며놓은 화단에서 철철이 꽃들이 피고 봉선화 꽃물 들였던 일들이 잊을 수가 없다며 상주를
위로하며 조문객들을 숙연하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는 용돈과 함께 주셨던 덕담을 꼭 이루겠노라고 다짐한다.
역시 몰래주는 할머니의 용돈이 최고 였다.

아들의 집에는 주택에 접해있는 두 평의 화단이 있어 손녀와 함께 구몬초(로즈제라늄)을 심어 모기 벌레를
퇴치하고 봄에는 팬지 금잔화 여름에는 사루비아 나팔꽃 가을엔 분꽃 봉숭아 국화 겨울에는 꽃양배추 맥문
동을 심어 사철 심고 가꾸고 보는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 할머니 집에서는 텃밭에서 심고 김 메고 잎과 줄기와
열매를 매만지며 먹거리의 자라는 과정을 알게 해 주었다 올가을은 3년 전 큰손녀와 함께 뿌린 도라지가
꽃구경을 마치고 수확을 하여 할머니가 맛있는 요리를 하여 손주들과 함께 먹을 계획이다.

손주들이여! 지금 조부님 댁에 가라. 코로라란 인간이 지구의 환경관리 잘못으로 만들어낸 질병으로 지난
추석은 비대면의 권장으로 조부님들을 뵙지 못하였다. 할머니의 두툼한 쌈지 돈과 추수할 것이 많아 손을
빌리고자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조부님께 사랑과 정을 드리고 받아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가져라.
나도 아내를 통하여 손주들에게 용돈을 주려고 한다. 할머니의 용돈이 최고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