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서 배운다(호박)

작성일
2020.06.05 11:28
등록자
최한우
조회수
152
어머니는 아침 눈을 뜨시면 텃밭에 먼저 나가시고, 저녁들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오실 때도 들리셨다.
그리고 누나에게는 상추 솎음을 나에게 고추에 물을 주라 임무를 부여 하셨다. 학교에서 정신없이
놀다 돌아와 동네친구들과 뒤 산에 소먹이로 가기가 바빠 고추에 물주는 것을 잊었다. 물을 주었다고
거짓말을 했더니“식물은 거짖이 없는데 너는 거짖말을 하니 식물보다 못하다”며 꾸짖어 기를 꺽어
놓으신다.

율곡선생의 어머니는 도덕을 가르켰고 한석봉의 어머니는 끊임없는 노력을 가르켰고 포은 정몽주
선생의 어머니는 곧은 마음을 우리어머니는 텃밭에서 정직을 가르켜 주셨다. 우리 모두의 어머니는
자식들의 가르침에 헌신하셨다.

텃밭 중심에서 밀려나 가장자리를 차지하고 있은 호박을 들여다 보자. 흔히들 아름답지 못한 사람들을
호박꽃에 비유하곤 하는데 큰 잘못이다. 호박꽃은 부드럽고 고우며, 준비가 되어있고, 질서가 있고,
배려가 있는 꽃이다. 꽃은 모두 노란색이며 암꽃하나에 수꽃하나가 같은 시간에 핀다. 나란히 동시에 핀
꽃이 다정하고 아름답다. 동이틀 무렵 피어 한나절 후에는 입을 다물고 꽃의 생을 마감 한다 이 어찌 귀한
꽃이 아니겠는가.

암꽃은 호박의 형체를 만들어 수정할 모든 준비를 하고 꽃을 피운다. 수꽃은 그동안 입을 오므리고 기다린다.
수꽃은 수술과 꽃잎의 사이가 좁아 벌이 화분만 섭취하여 이동토록하고 암꽃은 넓어 오랜 시간 벌이 쉴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짧은 거리에서 동시에 피지만 벌 없이는 수정이 되지 않는다 호박은 벌에게 화분을
주고 벌은 호박에게 결실과 번식을 준다. 이보다 더큰 상생은 없을 것이다.

생육후기가 되어 영양이 부족하거나 발란스가 맞지 않으면 수꽃만 피게 된다 이때는 화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벌들이 찾지 않는다. 인간의 삶과 흡사하다 모든 병충해에 강하나 노린재 충에는 주의 하여야 한다. 호박잎
뒷면이 거칠기 때문에 노린재가 알을 낳아 부화하기 좋아 호박잎에서 많은 번식을 한다 성충이 한두 마리 보일
때 즉시 잡아 산란을 방지하고 호박잎 뒷면에 알이 보이면 잎을 따서 멀리 버려야 한다.

호박은 단백질, 탄수화물, 미네날, 식이섬유, 비타민ABC를 다량함유하고 있어 이뇨작용 촉진으로 산후조리에
좋으며 중풍예방, 폐암발생반감, 당뇨 비만 신장 위장 장애감소, 기침 천식예방, 위 십이지장 궤양을 예방한다는
문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