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 황혼기를 이렇게 늙고 싶다, 작성자: 이형문

작성일
2018.03.02 09:57
등록자
총무과
조회수
351
1) 나의 인생 황혼기를 이렇게 늙고 싶다

달력 날짜 하나하나를 지우며 오늘 하루를 보내고 또 내일을 맞다보니 한 달이 눈 깜박 할 사이에 가고 또, 두 달이 숨 쉴 여가도 주지 않고 가는 그런 날들이 어느새 한 해를 마감 짖는 제야(除夜)의 종소리로 울려 퍼지는 망년의 날을 맞이하네요. 한숨으로 또 한 해를 보네는 마지막 남은 단 한 장의 월력을 버리려다보니 금 새 찍혀져 나온 새해의 달력이 반깁니다. 아! 한 해가 가고 또 오는구나. 한숨을 내리쉬어봅니다.
그러다 저러다 세상사에 휩쓸려 살아가다보니 한 세상이 진짜 일장춘몽(一場春夢)같아 자욱한 안개로만이 남아버린 지난날의 흔적들뿐, 들먹이기조차도 싫은 8학년4학번이랍니다.

2018에 맞는 요번 명절 설 때는 한양천리에 사는 애들에게 너희들이 바쁠 것이니 우리가 올라가마라고 해두고, 간 길에 아는 친지 분들과 몇 남지 않은 소꿉동구들이라도 연락해뒀더니 한 친구가 몸이 좀 불편해 못나가겠다기에 그 친구만 빼고 오래 만에 서넛이 만나 막걸리 잔에 정담을 나누며 한 열흘 쉬었다 내려왔는데 뒷날 못나온 그 친구 집에서 기별이오길 아버지가 감기로 몸져눕더니 어제 밤에 세상을 떠나셨다는 기별에 망연자실(茫然自失), 아! 그 친구도 갔구나........그러려니 자의해보지만, 덤으로 사는 황혼 길에 서서 생각해보니 남의 일이 아닌 바로 내 코앞에 다가와 서 있은 저승사자가 눈을 부릅뜨고 기다리듯 한 가슴 저린 쓸쓸함만으로 느껴집니다.
늙는다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내 힘으로야 버텨봐야 별 볼 일없는 당연지사기에 풀잎에 놓인 이슬 한 방울인 내 몸이라지만, 마지막 곱게 늙고만 싶은 심정으로 가는 날까지라도 주변 사람들에 누(累)가되지 않게 고종명(考終命)으로 고통 없이 편한 모습으로 눈감을 수만 있다면 하는 바람입니다.
육체적으론 비록 늙었지만 늘 살아있는 은혜로운 감사로 젊은 대학생 같은 호기심과 사랑이 넘치는 개척정신이 가득담긴 남은여생동안 생기 넘치게 글 쓰다가는 그런 노인이고 싶네요.
인생의 황금기 노년의 인생을 자신의 마음과 정신을 행복한 날들로 슬기롭게 보네 지도록 온 지혜(wisdom)를 짜 여생을 보낼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멋진 둥지의 황혼 길 인생이 될 것이기에 하루를 감사하며 즐겁게 살아야지 그러지 못한다면 죄악(罪惡)될 뿐입니다.

지난해의 겨울은 유난히도 길고 혹독한 추위였는데도 입춘, 우수, 경첩이 다 지나고 춘삼월이 다가왔는데도 유난한 꽃샘추위로 아직껏 옷깃을 여미는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중에도 새벽 산길 보은 산 양지쪽에는 파릇파릇한 새순의 잎들과 노란 개나리와 매화 가지들에는 어느 새 콩알만 하게 돋아나는 붉은 봄기운이 언 땅에서 대자연의 은혜로운 빛이 온 누리에 생기 넘치게 대지에 퍼져나고 있네요.
만물이 소생하는 봄! 다시 찾은 뿌리의 소생하는 생명을 보며 순환하는 대자연의 이치를 느껴보면서 오늘도 내 벅찬 하루를 맘 끽해 보는 시간,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눈부신 햇살, 은혜로운 빛 속에서 자연을 만끽하면서 감사하고, 사랑하며, 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복수초(福壽草)되어 늠름하게 남은여생을 사르렵니다.
어차피 인생은 빈 술잔이 아니든가요. 내 맘대로 되지 못하는 세상, 돈 많아서 비싸고 멋진 호화침대에 누워 잔다고 용꿈 꾸는 것도 아니요, 하룻밤 천한 잠자리에 잔다고 해서 돼지꿈꾸지 말라는 법도 없기에 못산다고 세상을 원망하면 할수록 자기만 상처받기에 그저 순리(順理)대로 살아가면 그걸로 족합니다. 자기만 편하자고 사기 쳐 남 가슴에 대못박고 멍 자국 남기며 살아가는 인간들에겐 훗날 반드시 천벌(天罰) 받습니다. 그 이유는 자기무덤을 자기가 파는 꼴이 되어 현대가 스피드 세상이다 보니 당대에 신상과 사정에 얽혀집니다.
진실로 강한 사람은 웃음으로 무장된 사람이지요. 웃음으로 하여금 상대방에 친근감과 즐거움을 안겨다주니까요. 돈이 많아 거만 떨거나 얼굴을 찌푸리며 뽐내는 어중간한 여인보다 못생겼어도 바보스럽도록 활짝 웃어주는 그런 여인의 진실한 모습이 더 친근감을 안겨다주듯 행운(幸運)이란 어떤 기회의 우연한 여건이나 모습에서도 믿음을 줄 수 있답니다.
비록 미인이 못되어도, 부자는 못되어도, 출세는 못했어도, 고루고루 갖춰놓고 살진 못했어도, 진실과 사랑과 우정이 넘치는 웃음과 화목한 가정을 잃지 않았다면 그게 값진 삶의 마침표가 될 수도 있다는 증거가 분명하기에 그것만으로도 자족하는 삶이 될 것입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흘린 눈물만큼 진실은 거짓 없이 돋아나게 마련이듯 핍박받고 고난당할수록 정의로운 새 생명은 굳건히 잘 자라나게 될 것입니다.

살아가며 일상 마음을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입니다. 욕심 같은 거 버리고 비워버리면 반드시 새것으로 빈자리에 채워지걸랑요. 일상의 소용돌이에서 쉽게 유혹되기 쉬우나 과감히 벗어날 수 있는 용기, 그것은 정의로움이며 새로운 삶의 출발점인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미련 같은 거 없이 자신을 떨치고 난 후 때가되면 새봄이 활짝 열리듯 푸르른 새 잎을 틔우는 저 장엄한 나무 가지를 보십시오.
부단히 자신을 비우고 나서는 용기는 아무나 할 수 없습니다. 진실이 숨 트는 결단과 용기가 있어야하기에 오늘의 삶이 비록 찌들고 지쳐서 뒷걸음치는 삶이여도 유혹에 흔들림 없는 욕심에서 벗어나면 내일의 당당함이 자신의 맥박을 건강하게 요동치게 만들 것입니다. 마음 비우기를 열심히 하십시오. 그것이 짧은 삶에 여운이 남는 바르게 사는 길입니다.
결국, 한줌의 재로 남는 삶, 안개와 같은 우리 모두가 길 떠나는 나그네인생, 무거운 짐 많걸랑 다 내려놓고 가십시오. 따분하게 살아가지 말고 세월을 아끼며 흔들리지 않는 정의로운 자신의 마음을 잘 달련해 사는 것이 노년을 바른 길입니다.
소중한 오늘! 당신의 인생이 봄기운 가득한 웃음과 건강이 생기 넘치도록 살아야하듯 당신은 사랑받기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존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