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조아와 아몰랑

작성일
2016.12.01 09:25
등록자
이도룡
조회수
611
소리조아와 아몰랑


지난주 화요일에 통기타 모임인 ‘소리조아’ 공연에 다녀왔다. 소리가 좋아 모인 순수한 모임으로, 벌써 7번째 정기 공연이었다. 공연장은 사람들로 꽉 들어차 있었는데, 그만큼 소리에 대한 열정을 지닌 사람들과 그 정열을 보고픈 사람들이 많다는 방증일 것이다.
공연은 색소폰으로 시작하는 식전행사와 축사로 시작되어 본 공연인 통기타 연주가 이어졌다. 노래와 어우러진 기타 선율은 때론 애절했고 때론 흥겨웠다. 소리가 좋아 모인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로 합쳐지고 그게 관객들의 마음과 이어져 한 덩어리가 될수록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하지만 단순히 흥만을 느낀 건 아니었다. ‘소리조아’를 만든 창단멤버 중 한 분이 암투병 중이라는 얘기를 들었던 탓이다. 그분은 1부 하이라이트인 O.B팀의 한 분으로 나와 공연을 하셨다. 그분의 처지와 마음을 감히 짐작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무대 위에서 즐겁게 연주하는 모습을 보며 한 가지는 떠올릴 수 있었다. 삶을 똑바로 바라보지 않는 자는 결코 자신의 삶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는 사실을.
요즘 온 나라가 어수선하다. 세월호 참사 때는 온국민이 무기력증에 빠지더니 요즘에는 소위 순실증(순실症)에 걸린 사람들이 많다.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는 건 어린 여중생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와 자유발언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 정의가 살아있으며 참다운 삶이 2백만 촛불에 실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암투병 중에도 기타선율에 몸을 맡기고 공연을 즐기는 원로멤버 분의 마음을 다 짐작할 수 없듯이 마찬가지로 박대통령의 마음도 짐작하지는 못한다. 다만 세 번에 걸친 아몰랑 담화문을 보면서 한 가지는 분명히 떠올렸다. 자신의 삶을 직시하지 못하는 사람, 그래서 지금 가장 불행한 삶을 사는 사람이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 아닐까 하는 생각.

* 아몰랑 : 아 나도 모르겠어, 라는 뜻으로 논리적인 설명을 요구받거나 주장의 근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받았을 때 막무가내로, 또는 다짜고짜 넘어가는 행동을 표현한 신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