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부에서 초대 숙명대(淑明大) 총장이 되기까지

작성일
2014.09.11 16:08
등록자
이형문
조회수
1270
어떤 처녀가 17세에 결혼하여 시집살이를 하다가 19세에 과부가 되었답니다. 동네사람들이 그를 보면 “에게게...... 꽃이 피다 말았네.” 라면서 애석하게 여겼고, 19살 과부는 너무도 창피하고, 기구한 자신의 운명에 기가 막혀 하루는 거울 앞에 앉아 긴 머리카락을 사정없이 싹둑 잘라내 버렸다지요. 젊은 과부가 마을 어르신들로부터 “아직도 어린나인데 안됐다” 하면서 동정하는 말들이 너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자신의 운명에 좌절(挫折)(a breakdown)치 않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 지인의 소개로 어느 부잣집 가정부로 들어갔다지요.
 
그녀는 그 집에서 열심히 일했고, 인정도 받았습니다. 어느 날 주인집 어르신께 두 가지 요청을 했다는데 하나는 “야간 학교에라도 가 공부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 과 또 하나는 주일날이면 꼭 교회에 나갈 수 있게 해 달라는 것“ 이었습니다.
집주인은 그 소박한 소원을 들어줬습니다. 당시 이화여학교 야간부에 가서 공부했고, 주일날에는 교회에 나갔는데 열심히 공부하여 장학생이 되었고, 나중에는 그의 실력과 인품도 인정받아 학교에서 일본으로 유학까지 보냈습니다. 유학생신분으로 일본에 오게 된 젊은 과부는 너무 기쁘고 감사하여 열심히 공부하여 소정의 과정을 다 마치고 본국으로 건너와 당시 조선 총독부 장학사로 일하다가 해방과 함께 학교를 세우게 되었으니 그가 바로 숙명여자대학 초대 학장이 된 “임숙제” 선생님이십니다.
그 분은 숙명여대를 성장시켰을 뿐만이 아니라 불굴의 의지로 운명을 바꿔놓은 위대한 인물입니다. 그 분의 제자들에게 “성공하기를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환경을 다스리십시오.”라고 가르쳤다고 합니다.
 
인간은 고난(distress) 속에서 자신의 가치가 드러난다고 하지요. 그러므로 사람은 어려운 고비를 만나야 자신의 의지력(force of will)을 발휘할 수 있지요. 모든 일이 잘 풀리고 순조로울 때는 절제를 잃고 산만해져 많은 세월과 기회를 허비하기가 쉽습니다.
인간의 의지력은 인생의 모든 시간과 공간을 관통하고 뛰어넘는 요소로써 인간 활동의 모든 상황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지요. 돈이 많으면 돈에 자만하여 절약정신이 없어지고, 재산을 탕진하기가 쉽습니다. 또 자신의 지위가 높으면 절제할 줄을 몰라 권력을 잃게 되는데 최근 그 한 예로 하루아침에 장성이던 별 4개가 화장실에서의 추한 추태로 땅에 떨어져 버린 예와 같습니다. 그래서 큰 명성을 누리다가 지조를 잃어 이름을 더럽히는 연예인이나 정치인들의 스캔들이 말해줍니다.
 
인간이란 존재는 고난을 잘 이겨내고 밑바탕이 단단히 다져져야 쉽게 흔들리지 않는 법입니다. 요즘 우리사회가 너무 썩을 대로 썩어 그런 추잡한 인간들이 득실거리는 세상으로 변했습니다. 그런 고난을 이겨내지 못하면, 자신을 망치게 되고, 행운과 기회가 다가와도 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면 그냥 밟고 지나가 버리게 된다는 인생살이 교훈을 명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