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인생(人生)을 잊어야 할 사람들

작성일
2010.07.13 00:08
등록자
이형문
조회수
1371
 
얼마 전 소꿉친구 하나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전화를 받고 서둘러 장지에 다녀온 후 또 서울 한 친구에게서 전화가 오기를 죽으면 장례절차 전부를 책임져 치러주는 보험에 하나 가입 해 두라는 전화까지 받고나니 아~~나도 갈 날이 멀지 않았다는 말인가? 라고 혼자 중얼거려보며 마음이 한동안 착잡해짐을 느꼈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럴 일이 아니라 나도 죽기 전에라도 하나하나 마음을 정리해야겠다는 심정이 앞서집니다.
그래서 살아오며 다 털어버려야 할 일이 무엇이며 한(恨)이 있었던 일이 무엇이며 내가 죽기 전이라도 풀어버려야 할 일이나 꼭 한번이라도 만나보고 싶은 몇 사람 살아생전 보기조차 싫은 그런 사람이나 또 멀리 이국으로 살러 떠나버린 가까웠던 친척이나 친지들 나 또한 13년을 이국땅에서 살다가 고국에 돌아오던 때 헤어지는 공항 로비에서 서로 움켜잡고 함께 눈물을 흘리며 정들었던 지인들의 모습들 내 마음속에 잠재해 있던 일들이 한꺼번에 소용돌이처럼 살아왔던 파노라마가 잊혀지지 않고 내 마음을 건드리며 이런 저런 사람들의 모습의 환영(幻影)처럼 들춰 볼수록 더 생생이 가슴에 다가오는 것은 어인일일까? 또 그런 이들 중에는 첫 사랑 그 여인은 지금쯤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그리고 아직도 살아 있을까? 또 만일에 살아 있다면 그 얼마나 늙었을까?
그 곱디곱던 모습이 지금쯤 꼬부랑 할머니가 다 되었겠지! 
그리고 아직도 살아 있을까? 또 평생 용서할 수없는 원수 같은 몇 사람의 모습도 주마등처럼 떠올라 나를 그렇게도 괴롭힌 전생의 끈질긴 인연들이 지금은 다 뭣들을 하고 있는지? 살아오며 죽자 살자고 일생을 논하며 한 평생을 함께 살다 죽자던 그 사람이 완전히 배신자가 되어 지금은 뭣을 하고 있을까? 과거 무역업을 하던 시절에 배관업계의 세계적 기업체 일본 제일고주파회사 히라야마 회장  나가이 소장 하나모도 부장 이분들 다 아직 살아 있을까?
어떤 사람은 생각할수록 증오로 가득 차서 뇌리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이러한 나의 집념은 쉽게 떠나지 못하고 더 강렬하게 떠오르니 이게 무슨 일일까? 나만 그런지는 모르지만 사람들마다 누구나 그러한 관계를 맺는 사이가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은 나의 신념(信念)으로 승화시켜 용서해 줘야 하는 것인지? 아주 가깝고도 먼 사이의 인연의 고리로 남아있는 잠재의식 속에 꿈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살아가다보면 떼어낼 내야 떼어낼 수 없는 연인관계 등 그러한 것은 다 상호간 자존심을 결정짓는 기반이 되고 그리움이나 한(恨)에 맺혀 남아있는 절실한 사람 등 이러한 일들을 돌이켜보며 이별이란 만남이 있었기에 언젠가는 반드시 헤어져야합니다.
이젠 다 털어버리고 살아가야 하지만 그게 그렇게 쉽게 떨쳐 버릴 수 없습니다. 지금은 대부분 전화도 끊기고 소식조차 전혀 알 길이 없습니다.
이젠 죽음이란 그림자 앞에 연약한 마음으로 싹이 터서 기우러집니다.
그런 지난날의 일들을 공유해 보며 삶의 한 부분이 아닌 어제 같은 한 찰라의  일이라 잊혀질 수 없습니다.
마치 세상 모두가 끝나 뿌리 채 뽑힐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마치 표류하는 섬처럼 홀로 남아 떠돌 뿐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건강하기에 가는 날 까지 열심히 살아 갈 것입니다.
이 세상을 가는 날 나의 호흡은 어떠하며? 또 내 사후 죽음의 모습은 어떨까? 지난 일들은 다 잊고 용서하고 용서받아 즐겁게 행복한 흔적들만 기억하렵니다. 삶은 태어나 죽을 때 까지 인생은 한번도 끊이지 않는 긴 연속입니다.
고단했던 여행이지만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 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