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보내는 마음의 서글픔

작성일
2010.05.08 15:58
등록자
박기혁
조회수
1340
 
 이십여년의 세월동안 마음의 큰 형으로 모셨던 분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봄기운의 완연함이 우리들이 느끼던 순간이여서 인지 더없이 서글픔이 크다.
사랑함을 느끼고 오랜 세월 받았던 그 애정에 대한 보답도 다하지 못했는데...
아쉬움과 서글픔의 시간들이 나를 오랜시간 옥죄일 것 같다.
작은 슬픔들에 익숙해 있기는 하지만 이처럼 크나큰 슬픔이 온 몸을 죄여올 때면
소리 없는 슬픔이 오랜 시간동안 날 힘들게 한다.


꼭 갚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곁에 머물지 않고 또 다른 세상으로
가셨다는 생각이 들때면 온몸에 힘이 빠지고 난 한참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력자가 되고 만다. 봄의 꽃향기가 코끝을 자극하며 한들한들 꽃바람을 일으키지만
나는 무감각하게 이 짧은 봄향기를 지나치고 있다. 주변의 좋은 사람들에게 평상시에
잘 해드리지 못함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도 크게 긴 시간동안 나 자신을 힘들게 한다.
쉽게 너무도 쉽게 세상을 평가하고 그 속에서 자신을 중심으로만 살아온 시간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산들바람 살랑거리고 따사로운 햇빛이 너무도 가슴에 와닿는 지금의 순간들속에서
난 과연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걸까? 사랑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항상 마음만은 간직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갚아 나아가겠다던 내 결심이 아무런 의미가 없이
나의 머릿속으로 되돌아옵니다. 바보같은 결심이었다고... 조금은 더 적극적으로 생활하고 
은혜에 보답하는 삶을 살았어야 한다고...


어찌보면 아무런 관계에 있지 않으면서도 이렇듯 가슴이 미어지고 저려오는 것은 그 형님이 
나에게는 크나큰 힘이었음을 이렇게 뒤늦게 알아가는가 싶어 더없이 죄송하고 마음아플뿐이다. 
사랑은 나눔이 가장 큰 의미인 것을 뒤늦게 알아가는 나 자신의 우매함이 큰 탓일 것이다. 
아름답게 피어있던 꽃의 향기에만 취해있었지 한 번의 보살핌도 제대로 주지 못한 나의 이지적인 
삶에 대한 반성과 함께 또 다른 참된 인생의 시작을 꿈꾸며 서글픔을 다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