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因緣)은 뿌린대로 거둔다.

작성일
2010.02.11 14:30
등록자
이형문
조회수
1406
 
 


인간은 많은 생명체 중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러기에 누구나 공평하게 사랑받을 권리와 자격이 충분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모두가 다 공짜 같은데 따지고 보면, 공짜란 하나도 없습니다.자신의 건강, 생활, 감정에서부터 자연환경에서 오는 혜택까지 그 모두가 태어날 때부터 하느님으로부터 몸을 빌려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대물(貸物), 차물(借物)이 됩니다.


우리가 한 세상을 살아가며 몸을 깨끗이 썼다가 돌려 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몸이 만신창이 되어 돌려드리고 마는 인생들을 살아갑니다. 사실, 나란 존재가 이 세상에 올 때는 "저"로 왔지만, 떠날 때는 완전한 "나"로 가는 것이지요.
"저"는 과정이고, 유한하지만, "나"는 영원하듯 완전한 존재로, 실은 잠시잠깐입니다. 누구나 "나"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듯 아름다운 사람은 앉은 자리도 아름답게 남습니다.


가령하여, 천주교 김수환 추기경이나 일본의 "마스시다 고노스께&039; 같은 분들입니다. 이들이 앉은 자리는 훗날, 주렁주렁 넝쿨이 돋아나고, 꽃이 피어나며, 많은 열매가 맺어질 것입니다.
우린 한 세상 사는 동안 시궁창에 뿌려진 씨앗처럼 앉은 자리에 풀 한포기 돋지 않는 황량한 자리가 되도록 살아가서는 안되겠습니다. 자기가 앉았던 자리는 남이 머물기 좋은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공원같은 명당이 되는 아름다운 자리의 일생을 남겨야하겠습니다. 위대한 사람은 죽은 뒤에 이름이 남습니다.


우리가 죽을 땐 부(富)와 명예(名譽)도 가져갈 수 없습니다. 다만, 가져갈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영혼이 있기에 인격(仁格)과 업보(業報)만이 가져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죽어서 영원히 사는 삶, 즉 하느님의 사랑에 안길 수 있는 일생이어야 합니다.
무상(無常)하다는 것은 영원히 없다는 뜻이며, 영원한 것이 없기에 집착하지 않고, 놓아버리면 마음이 편해진다는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분수를 벗어난 과욕에서 탈이 납니다. 그러므로 인연은 뿌린대로 거둔다고 하지요.
내가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 그것은 자신의 내면에 물어봐야 답이 나옵니다. 한 예를 들어 봅니다.


필자가 과거 이승만 대통령정부 당시 여자고등학교 교직생활 때의 일입니다. 나이 13-4세정도의 남자 아이가 아침 등교시간이면 교문입구에까지 학생들과 함께 걸어오다가 갑자기 교문 옆에 야산으로 노루가 뛰어 올라가는 시늉을 하는 모습이 이상스럽게 보였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이 아이 아버지가 평소 사냥을 즐기는데 어느 날 새끼 밴 어미 노루 한 마리를 잡아와 동네 사람들과 잡아서 나눠 먹었다고 합니다. 헌데 그 때가 이 아이가 태어나던 달이라고 합니다. 나중에 이 아이가 15세 무렵 집에 혼자 있던 늙은 할머니 목을 물어 죽이고 도망을 간 후, 어미 노루가 잡혔던 바위 틈에 죽어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 사실을 어느 날 학교 옆 길 산으로 상여를 매고 가는 할머니의 집안 사연을 듣고 인과는 속일 수 없는 인연이기에 뿌린대로 거둔다는 사실을 느꼈습니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태어나는 종류의 모습만 다를 뿐이지요.


얼마전, TV에 보니 한 아파트에 사는 어떤 분이 엽총을 들고 나가는 것을 본 한 분이 그냥 지나쳐 버리면 될 일을 아파트에서 그런 것을 들고 다닌다고 하며 입씨름 시비가 붙었는데 그 엽총 든 사람이 시비 건 사람을 쏴 버려 병원으로 옮겼으나 죽었다는 뉴스를 보며 전생에 무슨 악연이었기에 하필 한 아파트에 사는 사람끼리 그런 끔찍한 일이 생겼는가 생각해 봤습니다. 이들끼리 전생에 악연으로 보복을 하지 않았나 라고 생각해 봤습니다.


인간살이 모두가 인연따라 맺어지고,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이 정말 실감 납니다. 한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어떤 이는 사기를 쳐 헐벗게 하여 남의 가슴에 대못을 치게 만들고, 그 돈으로 잘 살 것 같아도, 길게 두고 보면, 반드시 신상에 사정이 생겨 집안이 망하게 되는 꼴을 많이 보고 살아갑니다.


세상살이 하루 하루 살아가다보면 힘들 때도 많습니다. 만남은 소중해야 되고, 상대를 존중하며 끝이 깨끗해야 합니다.인간은 홀로 살 수 없기에 만남에서 좋은 인연을 남겨야 합니다. 더구나 동반자와의 인연은 온 정성을 다해 베풀어야합니다. 그럴수록 사랑이 더 돈독해질 것입니다.다 늙어갈수록 동반자의 따뜻한 회로는 정말 값진 사랑입니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상대의 가슴에 못을 박는 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옛말에 칼에 찔린 상처는 약을 써서 나을 수 있으나, 한번 뱉은 말은 다시 담아 넣을 수 없다고 합니다. "수구여병"(守口如甁)이듯 입을 병같이 꼭 다물고 신중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만남의 소중한 인연의 진실한 사랑이 어디 있는지, 참된 믿음을 주는 곳을 우리 인간들은 찾아 나서야 합니다.인연은 가장 쉬운 만남이면서 가장 소중하고, 값진 것이며 어려운 처신입니다.


인연은 자기가 뿌린대로 싹이 돋아나기에 살아가며 상대에 한(恨)이 맺히는 짓을 남기지 말고, 좋은 인연의 만남을 승화 시켜야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