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개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아리땁던 그 아미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 속 같은 입술

죽을 입맞추었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흐르는 강물은

길이길이 푸르리니

그대의 꽃다운 혼

어이 아니붉으랴.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