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문학파전후의 대표적 문학유파

동인지 운동의 효시 - 창조파

1919년 최초의 문학 동인지 『창조』를 창간하여 작품 활동을 함께 한 일군의 시인과 소설가를 이른다. 창조파는 1919년 창간부터 1921년 종간까지 3년간 9권의 동인지를 발간한 선구적인 유파이다. 동인은 김동인, 주요한, 전영택, 김 환, 최승만, 이광수, 이 일, 박석윤, 김 억, 오천석, 김찬영 등이다.

퇴폐적 상징주의 - 폐허파

1920년 창간한 동인지 『폐허』를 통해 작품 활동을 한 작가들이다. 동인지 발간은 2호에 그쳤지만, 당시로서는 새로운 문예사조였던 서구의 퇴폐적 상징주의를 소개하고 창작하여 전파하였다. 동인은 김 억, 황석우, 오상순, 남궁벽, 염상섭, 이혁로, 김영환, 나혜석, 김찬영, 김일엽, 민태원, 이익상 등이다.

감상적 낭만주의 - 백조파

1922년 창간된 동인지 『백조』를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함께한 시 중심의 문학유파이다. 이들의 경향은 애수와 신비, 동경의 감정과 피안으로의 도피를 찾아 헤매는 방랑의 정신이 주를 이루었고 눈물과 슬픔, 생의 비애와 감각적 초월을 통해 현실을 벗어나려는 센티멘털 로맨티시즘 경향을 보였다. 동인은 홍사용, 노자영, 박종화, 이상화, 박영희 등의 시인과 나도향, 현진건 등의 소설가들이다.

사회적 리얼리즘 - 신경향파

1923~4년부터 자연발생적으로 빈궁문학이 대두되었는데, 이를 세칭 신경향파라 일컬어졌다. 이후, 사회ㆍ문화운동을 통한 계급투쟁을 지향하는 염군사(焰群社) 계열과 문학․예술운동을 계급투쟁의 수단으로 삼는 PASKYULA 계열이 통합하여 1925년 카프(KAPF : Korea Artist Proletariat Federation)가 결성, 무산계급의 해방을 위한 목적주의 문학운동이 전개되었다. 초기에는 김기진과 박영희 등에 의하여 주도되었으나, 1927년의 전국대회를 계기로 철저한 계급적 자각과 “예술을 무기로 하여 조선 민족의 계급적 해방을 목표로 한다.” 는 이념적 방향을 분명히 하며 투쟁성을 강화하여 나갔다. 사회적 리얼리즘 경향의 시를 생산한 이들 그룹에는 임 화, 권 환, 안 막, 박세영, 박팔양, 김창술, 유완희, 이 찬, 박아지 등이 속한다.

민족문학의 부흥 - 국민문학파

1920년대 중반부터 계급문학에 대항하여 민족주의적 입장에서 문학의 민족적 개성을 주장한 문학론을 펼친 작가들이다. 최남선의 조선주의와 시조 부흥운동, 이광수ㆍ김동인의 역사소설, 염상섭ㆍ양주동 등의 절충주의 문학론이 주축을 이룬다. 1920년대 후반의 민요시 운동이나 한글부흥운동도 이 경향의 연장선상에 위치한다.

순수시 운동의 선구 - 해외문학파

1927년 일본 동경에서 창간된 『해외문학』을 중심으로 활동한 유학파 작가들이다. 서구문학을 번역, 소개하면서 자신들의 순수시 세계를 전개하였다. 해외문학파 시인 중 일부는 시문학파에 포함되어 1930년대의 한국 시단을 이끌기도 했다. 이하윤, 정인섭, 이선근, 김진섭, 손우성, 김명엽, 김 온 등이다.

언어의 미의식 추구 - 시문학파

1930년대의 한국시는 시문학파 시인들에 의해 그 막이 열린다. 1930년 3월에 창간된 『시문학』을 무대로 활동한 시문학파는 프로문학의 목적주의 문학관에 반발하여 개인의 내면 서정을 조화로운 언어의 조탁을 통하여 표현하는 순수시를 추구하였다. 이들의 시는 창의적인 리듬과 참신한 현대적 감각이 돋보여 진정한 의미에서 한국 현대시의 출발점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반 이데올로기 순수서정 추구 경향과 언어에 기울인 각별한 애정과 관심은 시문학파 시인들의 공통된 특질이다. 이들의 작품에서는 인생과 사회에 대한 거창한 주제가 가능한 배제된 대신 모국어의 세련미에 몰두하여 한국시의 예술적 수준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다. 시문학파 동인은 영랑 김윤식, 용아 박용철, 정지용, 연포 이하윤, 위당 정인보, 수주 변영로, 김현구, 신석정, 허 보 등이다.

문명비평과 주지적 태도 - 모더니즘

1930년대 모더니즘은 김기림, 정지용, 김광균 등이 주도하고 장만영, 장서언 등이 포함되는 영미 이미지즘 계열과 이상과 『34문학』 동인들의 초현실주의 계열을 포함한다. 영미 이미지즘 계열의 모더니즘은 시문학파의 순수시운동을 기교파ㆍ예술지상주파라고 비판하는 한편, 1920년대 동인지 문단의 센티멘털 로맨티시즘과 프로문학의 내용편중주의를 거부하는 태도를 취하였다. 시창작의 기술적 문제에 초점을 맞추었던 시문학파의 ’방법적 정신’ 에서 나아가 지성을 바탕으로 시대나 문명에 대한 비판까지를 내포한 ‘의식적 방법론’ 을 주장하였다. 그 특징은 첫째 정서적 우세에 대하여 지성적 우세를, 둘째 현실에 대한 초월적 태도에 대하여 현실 비판적 적극성을, 셋째 청각적 요소에 대하여 시각적 요소를 강조하였다.

한편 이 상과 『34문학』 동인들의 초현실주의 계열의 시는 기존의 상식화된 시적 의미와 가치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다다이즘 에서 출발하여 인간의 무의식 세계 안에 잠재된 불안과 공포, 부정과 반도덕적 심리상태를 드러내는 시를 발표하였다. 억압된 심적 상태를 해방하는 수단으로 자동기술법을 채용하여 도착된 성적 이미지와 변태적 심리상태를 표현하였다.

생명현상의 본질 탐구 - 생명파

1930년대 후반에 등장한 생명파는 프로 문학의 이념, 순수시를 표방한 시문학파의 유미주의적 경향과 관념성, 그리고 모더니즘의 감각적 기교주의와 반생명성에 반발하여 등장한 일군의 시인들을 가리킨다. 생명현상의 모순과 갈등, 자아탐구와 절대고독의 시세계에 관심을 가졌던 새로운 시인들로서 동인지 『시인부락』을 중심으로 활동한 서정주, 김동리, 오장환, 함형수 등과 시집 『청마시초』를 발간한 유치환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의 시세계는 당시 유행하던 모더니즘 시의 도시문명과 기계적 감각화, 시각적 회화성과 정물적 묘사에 의해 소홀히 다루어진 진실한 인간주의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어 시의 본령을 회복하였다는 의의를 지닌다.

자연의 재발견 - 청록파

1930년대 말 『문장』지의 추천으로 등단한 박두진, 박목월, 조지훈 등이 해방 후인 1946년 3인 공동시집 『청록집』을 펴낸 것을 계기로 ‘청록파’ 라고 불리었다. 자연의 재발견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지닌 이들의 시세계는 주관적 정서로 윤색된 감정이입의 대상 아니라, 이상향으로서의 자연을 객관화하여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해방 후 우리 시단의 하나의 이정표로 남게 되었다.